푸념(9) 미친 사람의 하루는 하늘색과 초록색이다 눈을 뜨면 달려드는 하늘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누웠던 아스팔트 옆 자갈 밭에서 새로운 시작을 배운다 허덕이는 배를 움켜잡고 시린 다리로 녹슨 수레바퀴처럼 걷는다 누더기 위에 파리가 날고 일그러진 얼굴에 소름이 끼치면 천으로 온통 감아 얼굴도 없고 목도 없고 손도 없고 발도 없고 몸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하늘은 늘 푸르고 땅은 초록의 물결 사람들아, 난 미친놈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