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이 문을 닫으려는 즈음에도
여름은 포기할 줄 모르고 막바지 심통을 부린다.
햇살의 끝자락은 산등성이 걸터앉아 안간힘에 붉어지고
힘에 겨워 길게 드러눕는 그림자가 애처롭다
하늬바람 소슬하게 날개 짓을 해보지만
아직도 한낮의 기온은 30도를 웃돈다
계절이 교차되는 시점에서
가을은 청아한 몸짓으로 소리 없이 다가서네.
따가운 햇살 속, 변증법에 익숙한 듯
청포도는 그렇게 알알이 익어가고..
차분하고 겸허한 벼이삭은 우리들의 들뜬 마음을 아스라이 가라앉힌다.
저 멀리 산골짜기 오두막 근처엔
볏단 태워 밥짓는 저녁소리 아름답고.
가을은 언제나
모든 생명체의 향연이며 축제임이 분명하다.
오색으로 치장하는 초목들의 착복식은
닫힌 마음 열어주어 깊은 사색으로 인도하며
한치의 오차 없이 창조의 질서대로 감사한 듯 순응한다.
가을의 선물 속엔 그리움과 고뇌와 서정이 묻어있다
약한 자여 그대이름은
가을 타는 사람인가요..
가을은 약속대로 선물을 가져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