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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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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BY 이선화 2001-08-06

선화의 홈입니다



인생


                                    ☞ 선화의 홈입니다       

                        인생

                                 -이선화-


          울아버지 늘그막에 나를 낳았네
          울어머니 늘그막에 나를 키웠네

          모진 시집살이 울어머니
          나 가지고 부종걸려 젖한방울 안 나왔네

          6.25 스물 한살에 지아비 잃은
          아씨 마님 울어머니
          서른 여덟에 아버지와 재혼해서 나를 얻었네

          층층시하 매운 시집살이
          그 독이 탯줄 타고 내게로 와서

          나의 몸속 한곳이 그렇게
          엉망이었나보네

          그것을 남들은 기형이라 하더라만
          내사 이복 언니 오빠들 틈새에서
          보이지 않는 내장 같은거
          남들과 좀 다르다해서
          깊이 고민해볼 겨를조차 없었다네

          그러나 몸도 자연이라
          한곳이 탈이 나면 줄줄이 말썽이라
          나이 들수록 사람사는 일
          퍽 힘겨웁게 느껴지네

          인생
          도무지 내 선택과 무관하고
          내 꿈 따윈 아랑곳 않는

          차라리 이도저도 생각말고
          뱃놀이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려하네

          이마음 저마음
          땅에 두지 아니하고
          하늘보고 하늘보고 살아가려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