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던 뒷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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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던 뒷날에
후덥지근한 날씨가
웃옷을
홀랑 벗어 던지고싶다
누가 뭐라고 하든
아랑 곳 없이
스스럼없이
훨훨 벗고싶다
찜찜한 습도로
목덜미에
짠물이 흘러 끈적이고
양어깨
겨드랑사이
이물질의 느낌에
엉거주춤
활개를 벌려
한 손을
뒤로하고
등솔기를 흔들흔들
바람을 일으키지만
좀처럼
시원함을 느낄 수가 없구나
아이 ! 지겨워
웬 놈의 날씨가 이렇게 더울까 ?
바지 가랑이를 주춤 걷어올리고
허벅지를 토닥거려 자극을 줘 봐도
그저 그렇다
시원치가 않구나
개울가에 나가
엉덩이를 물에 담그고
툼벙툼벙
두 다리 쭈~ㄱ 뻗고
머~ㄴ 산의 녹음과
시절의 오고 감을
얘기 하고싶어
2001 . 7 . 2 .
빛고을 예당 장경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