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추억을 이곳에 되가져오면 추억이 멀리 달아날것 같아 추억은 그곳에 숨겨두고 싶다던 너는 바람도 비도 벗이 되는 키 작은 들풀 힘겨워 뒷걸음질 치는 나를 보고 이 길 지나야 새 길 나온다며 다정히 손내미는 너는 지는해 뒤에 숨은 주홍빛 달무리 때때로 너는 달빛 아래 하얀 박꽃 각시가 되고 초롱 초롱 아침 이슬 머금은 영롱한 나팔꽃이 되고 나지막한 화단 갓자리 소박한 웃음 받쳐 이고 앉은 채송화가 되고 너는 막힌듯 자유롭고 변화무쌍한 벌거숭이 향기 높은 정원 하나 보듬고 서 있는 너는 도탑고 넓은 돌 담 너랑 함께 있으면 지상은 천상으로 닿아 나는 어느새 하늘길 따라오르는 담쟁이 덩쿨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