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거리 홍대 앞에서-도망에 대하여
햇빛 부스러기 녹아붙은
아슬팔트 위로 젊음이 다다닥~
노랑,파랑,초록의 헤어스타일도
햇빛줄기 사이로 폴폴~날아다니고
쉬임 없이 바쁜 젊음들로 붐빈다
한 점에서 다른 점으로의 이동은
다른 점으로의 출발이 아닌
한 점으로부터의 도망인 것을...
모두는 모두에게 이방인이므로
스치면서 인연을 다하고
다시 억겁의 시간후로 달아나 버린다
태양 쪼가리들은 떨어져
열정으로,광기로,전위로 다시 태어나고
현실을 도망가는
그림자의 뒷골목엔
바람과 휴지들이
아픈 가슴을 헐떡이고 있다
현실로부터 도망나와
갈 곳 잃은 아픈 가슴 하나가
뒷골목 그늘 아래 홀로이
반수면 상태로
태양을 피해 숨어 있다가
지는 노을 색깔속으로
녹아 버렸다
그렇게
어느 더운 여름날 하루는
빛 부스러기처럼 흩어져 버렸다
200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