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사랑
매일 뜨는 아침 해를 보며 웃음짓는 두 바보가 있었습니다.
어제도 똑같은 해가 떳었다고 기역하며, 내일의 해를 기다리는
눈이 부셔 제대로 올려보지도 못하는 햇님을 좋아하는 바보들이였습니다.
둘이 어깨동무를 하며 하루에 한번 햇님을 보기로 약속 했습니다.
그렇게 해바라기를 하는동안은.. 햇님과 옆에 서 있는 또하나의
바보만을 생각하며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그 시간이 행복했습니다..
아무런 걱정도, 근심도, 아픔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내 일상으로 돌아가는 삶에는 바보들에게 가혹했습니다.
서로 혼자됨이 두렵고 무서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것이 두 바보의 운명이였습니다.
마치 견우와 직녀처럼....
두 바보는 언제나 내일 해바라기할 시간을 행복으로 기다렸습니다.
그 시간을 위해.. 두려움도 참고, 아픔도 참고, 눈물도 닦았습니다.
서로의 어깨를 토닥여 주며...
어제처럼 오늘과 내일을 열심히 살자 다짐하고, 약속하고..
두 바보는 햇님이 구름속에 가리워진 시간을 싫어 했습니다.
세상의 그늘이 너무나 추웠습니다.
그래도 빗물은 좋았습니다.
첨벙첨벙 뛰며 옷을 다 적셔도 빗물은 세상을 씻어주어 좋았습니다.
비가온 다음날은 햇님의 얼굴이 더욱 깨끗했으니까요..
한 바보가 아플때 다른 한 바보는 더욱 아파했습니다.
아픈 바보를 위해 햇님을 따오고 싶었습니다.
햇님을 좋아하는 바보가 햇님 가까이 있으면 안 아플거라 생각 했습니다.
햇님을 따올수 없어, 햇님에게 가기 위해 풍선을 불었습니다.
풍선에 아픈 바보를 태워 햇님에게 가려고요.
노랑, 빨강, 파랑, 초록, 분홍, 연두,...
색색의 풍선을 불었습니다.
천개... 이천개... 삼천개... 사천개... 오천개...
아픈 바보를 위해 부는 풍선의 숫자는 늘어났지만.
아픈 바보는 조금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바보는 마음이 아팠습니다.
햇님에게 기도를 했습니다.
한번만.. 단 한번만.. 아픈 바보를 위해 내려와 주세요..
그리고 얼마 후 아픈 바보가 소리없이 혼자 햇님에게로 가버린날
가버린 바보의 창가에 활~짝 웃는 햇님이 내려왔습니다.
초록 줄기에 초록잎을 가지고, 얼굴에 가득 콩점이 밖혀 있는 햇님이.
가버린 바보를 닮은 작은 햇님이였습니다.
남겨진 바보는 울지 않기로 했습니다.
남겨진 바보는 이제 해바라기꽃에 사랑을 주기로 했습니다.
사랑으로 비료를 주고, 사랑으로 물을 주고,
사랑으로 바람을 막아주었습니다.
주변에 하얀 울타리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하얀 벤치도 만들고, 삐걱거리는 그네도 만들었습니다.
가버린 바보를 위해서가 아니고,
해바라기꽃과 남겨진 바보가 함께 햇님을 바라보기 위해 만든것이지요.
언제나 해바라기옆에 있었습니다. 남겨진 바보는...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함께 있을겁니다.
언제까지나..
남겨진 바보는 울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버린 바보의 몫까지 열심히 살기로 했습니다.
- 낙서쟁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