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의 비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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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따라
계절의 빠름을
유난히 느껴본다
어젠 듯
푸르름이
이제 짙어만 가는데
멀리
가버린 비구름을
목을 늘여 치켜들고
기다리다
지쳐서
후줄~하니
고개 숙여 힘을 빼고 있다
구름을 쫓아버리고
가뭄의 하늘 끝은 어디에 머무는가
신록의 대열 속에 갖가지 무리들은
죽겠다고
한들한들 늘어져 흔들린다
비워버린
스치로폰 딸기박스에
꽂아놓은
고추나무 가지 나무는
인위적인 목축임에
그래도 살맛을 느낀다
살 쐐기
따가운 햇볕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비를 불러온다는
맞바람이
등솔기에 흐르는 땀을
식히며
흐트러진 머리칼을 휘젓고 지나간다
구부러진 허리를 언제나 펴고
저 ~ 하늘 바라보며
너울너울 피워 오를까
2001 . 5 .29 .
빛고을 예당 장경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