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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시설 과밀현상으로 가석방을 더 많이 하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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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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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BY 이선화 2001-05-21

제목없음

 
초인종 소리가 나고
싫은데
오늘은 혼자 있고 싶은데

기운 없는 목소리로
"누구세요?"

"가스벨브 점검하러 왔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성큼 성큼 들어오는 걸음에
나도 모르게 바쁘게 비켜서고

빗기 싫어 아무렇게나 털어올려버린 머리에 슬그머니 손이 가는데
"햐 가스렌지 께끗하게 쓰셨네요? 손볼것도 없구만요
앞으로도 이렇게 쓰십시요 좋습니다!"

무심결에 "네에"하는 대답이 채 끝나기도전에
휑하니 나가는 아저씨를 따라 문을 잠그고

깨끗해?
갸웃하며 주방으로 가 렌지를 들여다본다

가스렌지의 말끔함은 온데간데 없고
국물이 넘쳐 얼룩이 진
된장 뚝배기위로만 자꾸만 눈이 쏠리고

질척하니 퍼져있는 헹주는 어쩜
저리도 내 마음을 닮아 있는지

씻자
뚝배기도 닦고 헹주도 삶고
지나버린 날들에 덧없이 얹힌 내 마음도
씻어버리자 그리고
맨 마지막엔 그대가 주신 사랑의 물로 헹구어 내자


"좋습니다"
라고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 칭찬을 해줄때
온전한 마음으로 흡족하게 웃을수 있도록
오늘은 종일토록 청소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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