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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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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모산


BY hyesol 2001-05-08

大母山


조정애(시인)
여기가 야윈 어미가슴 아닌가
저기가 가라앉은 어미 세월 아닌가
길따라 여기 왔건만
흙이되라 거름만 되라하는 침묵의 소리만
앞서 낮은 산 허리를 도네

아직은 꿈
아직은 길

소스라친 세상
걸리고 넘어지며 아우른 쪽빛나라
샛별로 불씨 지키며 살아온
꽃십년 나무십년 겹겹한 유랑의 빛들이
낙엽으로 가라앉아 산이라하네

남김없이 내어주고
도시의 평온한 솔비알에
고향 흙내로 다가와 낮게 누운 달빛
그 가슴안에 이슬같은 절 하나
바람으로 품고사는 어미 산이네

누가 그 어미를 비었다 하는가
누가 그 산을 낮다 하는가

흙이라하며 사랑이라하며
저들끼리 유희하는
저 山門의 꽃들마냥
어미가슴 밟으며 걷는 대모산 사람아

아직은 꿈 걸렸는데
아직은 길 남았는데
아직은 대모산 소리 들리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