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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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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꽃...


BY 얀~ 2001-05-04

(딸아이의 운동회에서...)

오늘도
나는 멍하니
소나무를 바라 본다
무언의 대화를 하면서
비어버린 머리를 쥐어뜯는다

학교 운동장엔
아이들이 차올린 먼지가 날리고
흐릿한 머리처럼
느릿하게 움직이고 있다
간혹 아는 얼굴에게는
습관적으로 인사를 한다
멍하니 바라다 본 하늘도 흐리다
몇 방울 귀한 눈물이 떨어진다

읽던 책을 던지고 일어섰다
책을 읽는 건
잡념을 떨치기 위해서 잡았는데
추억되는 암울이 슬픔처럼 내려 앉는다
시를 쓰는 건
사라지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꺼내려고 하는데
자리 잡고 앉으면
남아 있던 추억도 멀어진다
아픔으로만 치닫는다

오월 아카시아 나무에 기대어 서니
추억이 느릿느릿 다가서 손잡아 끈다
아카시아꽃 지천이던
유년의 모습으로
운동장을 뛴다
살아서 움직인다
그 속에
낯익은 얼굴들이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