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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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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찾아 떠도는 사람들


BY 아네스 2001-03-30

                                            
꿈 찾아 떠도는 사람들



돌 미나리 한 무더기

쑥 한 무더기

묵은 감자 둬 바가지

깐 마늘 한 되박

지나온 세월을 말해 주듯

주름 가득담고 환한 얼굴로

꽃샘 추위에 

새우되어 할머니 앉아 계신다


트럭 가득 색색 양말 주렁주렁 달고

한켤레 오백원이라 외치는 아저씨도 있고


눈을 떳다 감았다하는 싱싱한 오징어가

천원에 두마리라고 목청 높이는 

떡대 좋은 생선 장사 아저씨도 있다


행거에 오천원 만원 큰 딱지 붇혀놓고

손님 맞는 아줌마도 있고


한장에 삼천원이라며

탤런트도 입는 옷이라고

손벽치며 발 장단맞춰 노래하는 

골라 골라 아저씨 앞엔

월척을 건지려는 듯 

아줌마들이 빙 둘러 서 있다


리어카 한대 세워 놓을 자리 차지하려

그들은 새벽 별보며 달려와 좌판 벌려놓고


하루의 몫이 목소리에 걸려 있는 듯

쉰 목소리로 외치는 그들을 보며

난 한참을 그냥 서 있었다

공주 장날의 모습이다


북적대는 시장통의 밀치고 부딛침이

생명의 숨소리로 들려 왔고

사람사는 냄새로 향기로왔다.


봄꽃 향기가 우리곁에 바짝 다가오다

잠시 멈춘 지금

봄꽃이 부르는 기쁜 노래에

그분들 행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