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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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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꽃 ▶


BY soona644 2001-03-30

흙 속에 계신 엄마 만나러 가요
삼우제(三虞祭)

지난 밤 새 눈바람이 베란다유리창을 울리더니
그래도 다행이 새벽길녁엔 잠잠하더군요

일죽 휴게소에 도착해서 다른 형제들 만나
뜨거운 장국밥으로 속을 녹이고 서로를 녹이고

삼일 밤낮으로 손님치르느라 모두 지친 모습...
......이제야 날이 밝아 오는군요

무릎위에 아이를 재워 놓고 멍하니
차 창밖의 세상에 빠져듭니다

밤 사이 얼마나 많은 눈이 내리고 쌓였는지
봄이 늦어 싹도 나지않은 나뭇가지에 하얗게 흰 꽃이 폈어요

삼월 말이면 산에들에 진달래꽃 개나리꽃이 보일법도 한데
하얀 눈꽃이 산과 들에 온통 내려 앉았어요

얼마나 아름답고 얼마나 보기좋은지
마치 수학여행 떠나는 소녀처럼 설레이고 두근거리고

가끔 유리창에 흩날리는 눈 발
흙도 마르지 않은 엄마무덤이 흰 눈꽃으로 하얗게 띠입고 있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