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드득 퍼드득 칠훍같은 밤
뒷곁에 있는 닭장속에는 닭이 다섯마리
서울가신 엄마는 늦은밤이 되어도 오시지 않는다.
수수깡 울타리 너머로 신작로가 보여도
깜깜한 밤이면 한시간에 한번씩 지나가는
차소리와 불빛이 잠시 섰다가면 울엄마가 오시는데
그날밤은 늦도록 오시지 않으셨다
일곱살배기 내동생 아홉살 나... 열두살 오빠
셋이는 솜이불 하나덥고 이리 잡아당기도
저리 잡아 당기다 잠이 든다.
벽에다 못하나 박고 문고리에 허리빠 끈 묶어
못에 걸고 잠을 잔다.
윗목엔 요강하나.. 걸레는 얼음탱이
잠자다 닭장에서 퍼드득 퍼드득..
산에서 내려온 살쾡이 닭잡아 가려고
쫓아다닌다.
우리들은 무서워 잠자다 깨어 이불을 꼭잡고
밤새 뜬 눈으로 새운다.
새벽에 닭장에 나가보면 털이 여기저기
밤새 닭한마리 살쾡이 내려와 잡아갔다.
알 낳으면 하나씩 모아 지푸라기에 싸서
엄마가 시장에 내다 팔아
쌀이며 생선사다가 주셨는데
한마리 없어졌으니 맛난 왕눈사탕도 못먹는다.
살쾡이 어린땐 그 살쾡이가 왜그리 무서웠을까
까만밤이 무섭고 싫다
지금도 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