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간쯤이면
옛사람
그사람이 지나간다
옆한번
뒤한번
눈길주지않고
꼿꼿한 걸음으로
그사람이 지나간다
벌써
1년이 넘도록
꼭 그 모습
그 안경을 걸치고
같은 옷을 입고
흐트러짐없이 고개를 세우고
그 사람이 지나간다
재간이 많던 그사람
시인이 될줄 믿었던 그사람
내 친구를 펑펑 울게했던 그사람
그 사람이 지나간다
평범한 샐러리맨이거나
누구의 남편
누구의 아버지가 되었을 모습으로
그 사람이 지나간다
언제부터인가
그사람을 기다린다
그도 나를 알아보는지
그도 옛 기억에 쓴웃음을 띄우는지
궁금도 하다
열여덟의 그날들
가방을 메고
긴머리 친구와
놀이터 지구털위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맞던
그 어스름 저녁의 날들로
돌아가고싶어서
오늘도
그 사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