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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둥이


BY reedhat 2000-11-29

봄동이


눈시린 찔레꽃 동산에서
물레 도는 흥겨운 소리에
무명베 짜다 잠든, 그대
중년의 희맑은 이마에
순물같이 배어난 땀방울들

허리에 찬 부티는 졸고
곰살가운 바람이 에멜무지로
눈썹줄을 흔덕이면, 얼결에
살품에서 이내 꿈실꿈실
풍겨나는 아카시아 꽃내음

봄 낮 가만한 햇발이
징그라운 모래밭을 달궈
한갓지던 바다는 너울지고
솟구막질 해대는 용두머리에
덜팍진 가슴도 힘겨운 배질

살깊은 무르팍에 말코 찬
그대, 빨간 찔레꽃 내음에
풋잠 깬 아카시아 꽃잎처럼
얄브스름한 속눈을 뜨고
거푸 베틀신끈 잡아당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