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소나무가 싫어 그 고집이 싫어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고 도무지 인정하려 들지 않는 그 집착이 무서워, 그 푸르름이 숨막혀 뾰족하게 날 세우고 세상을 비웃는 듯, 그 잎사귀도 싫어 달팽이 하나 숨겨주지 않는 그 비정함이 싫어
난 흔들리며 살 테야 버리면서 살 테야 봄이 오면 내 몸에도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겠지 태양을 들이키며 맞바람 맞아가며 난 그렇게 살 테야 난 그렇게 살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