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68

겨울나무처럼 2


BY KJH7708 2000-11-21




나무는
겨울나무는 모름지기 저래야지
바람이 불면
남은 몇 잎 미련없이 버릴 줄도 알고
추울수록 앙상해지는 멋,
그래야지,그렇게 맞춰가며 살아야지
살아남으려면 자세를 낮춰야 하는거야


난 소나무가 싫어
그 고집이 싫어
봄이고 여름이고
가을이고 겨울이고
도무지 인정하려 들지 않는
그 집착이 무서워, 그 푸르름이 숨막혀
뾰족하게 날 세우고
세상을 비웃는 듯, 그 잎사귀도 싫어
달팽이 하나 숨겨주지 않는
그 비정함이 싫어



흔들리며 살 테야
버리면서 살 테야
봄이 오면 내 몸에도 물이 오르고
새순이 돋겠지
태양을 들이키며
맞바람 맞아가며
난 그렇게 살 테야
난 그렇게 살 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