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을 싸고 싶다.
아침에 비가 오더라
뚝 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두손모아 모아봤지.
비는
하늘이 흘리는 눈물이다
비가오는 날이면
사람들은 모두
하늘의 눈물때문에 맘이 무거워진다
눈물 흘리는 이 앞에서
저 혼자 기뻐할 수 없으므로
비오는 날
나는 가방을 싸고 싶다
내 덩치보다 큰 가방의 지퍼를 열어두고
슬픔이랑 아픔이랑
흔적이랑 회한이랑
사랑으로 고독했던 시간까지
구기고 접고 쑤셔넣어
가방을 싸고 싶다
좀 무거우면 어떨까
동해바다 어디쯤
둥둥 띄워보냄으로
다 버릴 수 있다면
천근의 무게라도
나는 가방을 이고 지겠다
무거운 가방 하나 던짐으로
다 끝날 수 있다면
나는 버-ㄹ써
수십번 수천번
가방을 쌌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