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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을
BY 이윤이 2000-11-17
가 을
침묵처럼 스산한 바람
하나 둘 내려쌓이는 가로수 잎
파삭히 마른 밤이 찾아 오는군
건조하게 마른 공기 속에
너를 바라보며 미소하고 싶어지는 시간
따스한 빨강 쉐타를 걸치고
너를 향해 걷는다
마른흙을 손에 쥐고
소올-솔 빠져나가는 부드러움을
자네에게 주네
아무에게도 말하고 싶지 않네
지난 여름에
우리가 만들었다 부셔버린
태양의 짧은 그림자를...
이제 칙칙하고 무겁게 드리운
커-텐을 내리고
길고 깊은 밤을 기다려야겠네
1982.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