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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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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의 전화


BY 봄비내린아침 2000-11-14

13일의 전화--봄비내린아침--

네가 왔었다
내게로

멍청한 초겨울 아침
매장엔
'가을동화'멜로디가
잔잔히 퍼지고 있었지
그 멜로디에 빠져
'죽음보다 괴로운것은 그리움이었다'로
시작되는 정호승님의 새벽편지를
마악 읽기 시작할 즈음.
그때 네가
내게로 왔다. 바람인듯

너를 알고 몇개월
친구이고 싶은 날 있었고
다가설까 망설이던 날 있었으며
친구일까? 혼자 물은 날 있었고
친구이겠지. 위로한 날도 있었다
오늘아침
'그래 역시 친구였구나' 고개를 주억거리며
마음에 등불하나 환하다

꼬옥 숨으려는 네게
번호를 띄워놓고도
강요않으리라고 담담히 말을했지만
전화올까?
안오겠지!
어쩌면, 혹시나...
오면 좋을텐데..
일어서려는 기대의 기둥을
다시 눕히며
그래도 나는 기다렸다보다
네목소리 너의 방문을

낯설었던 목소리가
귀에익고
귀에익은 목소리에서
뚝뚝 느낌이 묻어날즈음
30분인지 40분인지 모르게
부여쥐고 있었던 전화를 놓았다

전화를 놓고
난로앞에 앉았는데
습관같았던 추위도 인제사 시렵지않네

그토록 많은 애기
어찌 가슴에 묻고 살았을까
술술 실타래풀듯 풀려나던 사연 사연들
첨이었지만
몇년을 사귀어온 친구처럼
'맞아 맞아'를 거듭하며
싸---한 느낌을 나누던 아침

전화한통으로
나는 종일 배 불러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