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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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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것이 변해가도


BY 봄비내린아침 2000-11-14

1. 그때는

그의 웃음 한자락
내게 큰 우주같던 때 있었다

그의 헝클진 머리카락이
갈대의 스산한 부대낌 같은 때 있었다

그의 잔기침소리에도
철썩거리며 가슴에 파도치는 날 있었다

마주앉아 마시는 커피한잔에
내가 빠져 울던때 있었다

2. 지금은

그가 웃어도
나 울고싶은 날 있다

그가 흘리는 몇올의 머리카락이
종일의 내 노동같아서 짜증날때 있다

자다 일어나 피워대는 그의 연기가
고독으로 다가오기보다는
괜한 공해라고 투덜대는 날 더 많다

내가 아파도
수북한 밥공기 거뜬히 비우는
그가 타인일때 있다

무시로
주변을 물리고
나홀로 깊게앉아 두잔쯤 세잔쯤
커피가 마시고픈 날
그런 날 있다

3. 그러나

그가 없는 나를 그릴 수 없다

오지않는 저녁 내내 나는 수없이 수화기를 들었다 놓는다

나 알지못하는 그의 시간에 조바심을 낸다

등돌리고 누운 밤이면 내 마음은 지옥같다

모든것이 변해가도
그로하여 하루에도 수십번
0과 100 사이를 오르락대는 내기분의 우울한 수치
그것만은 변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