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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BY klouver 2000-10-07

기다림

온종일 비를 기다리고 있는 나
펼쳐들 우산이 있기 때문일까?
한 때 소나기라는 일기예보에
꽃 공단 예쁜 우산도 준비했는데,
구름 사이로 햇살 기웃대
성급히 비 몰이 바람
풀무질해 불러보지만,
입술로 침 튀기는 억지일 뿐
이내 서글퍼지고 말아

막연한 그리움에 절여져
늘 배고픈 사람은
잠깐 스치는 예감만으로도
이렇듯 허겁지겁 희망으로 체하는데
목만 기다랗게 길어지는데

아무렇지도 않게 비는 오지 않고
아무렇지도 않게 너는 오지 않고...

쥐나도록 꼭 접힌 마음
우산살 활짝 펴며 웃고 싶은데
동물원 호랑이 장가간다는 데도
오지 않는 비
오지 않는 너
어쩜 그렇게도 둘이 닮았을까
우산 챙긴 가방 무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