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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으로 걸으며


BY 이윤이 2000-10-05




바람으로 걸으며



옷깃 마다마다에

스며드는 오렌지빛 가로등

그 불빛으로

다가드는

묵은 가슴의 이야기

바람처럼 스치며

걷는다



걸음마다 만나는 바람의

정취를, 떨리는

손 끝에 떨구고

하루와

또, 한 하루의 다리위에 서

바람 뒷전으로

뿌려본다



모두들 지나는 사람들

지나가며

만나는

한 계절의 사람들



시간의 옷깃을 세워

계절 속으로

바람의 행로를 따라

밤 거리를 걷는다



지나가는 바람으로

스쳐가는 바람으로

가로수 잎새마다

스미는 밤 내음을 맡으며

빈 가슴으로

바람으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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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도 6월에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