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짓궂은 사랑


BY klouver 2000-10-05

짓궂은 사랑


강물을 세운 듯한 폭우가
네 사랑이라기에
나는 호수가 되어 너를 안았다

스스로 그리움이 되어
수인(囚人)의 칼을 쓰고
청춘을 주었다.

그러나,
사랑은 짓궂은 광대
기다려도 비는 오지 않고
끈질긴 가뭄 끝에
결국 바닥을 드러낸 나는,
씨앗을 품고
밭이 되었다

비가 내리고 있다.
내 안에 달게 배인 햇살
몸 무거워 출렁이는 가을에
궂은 비 내리고 있다.
가물가물한 추억의 빗소리로
내 창 두드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