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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아침의 풀꽃 노래(자작시)


BY 섬.. 2000-10-03



* 비온 아침의 풀꽃노래

비온 아침의 산책길에서
지는 몸 피는 몸을 기쁘게 섞으며
새로이 서는 풀꽃들이여.
너희가 화목하게 깨어나는 동안,
산동네 아래로 흐르는 먼 길을 되돌아오는
나의 시선에는 그리움을 껴안고 세상이
따듯하게 흐려있는데
벌써 한 광주리의 생선을 이고
종종 걸음으로 시장으로 가는 이웃집 여인의 등 뒤에서
생생한 안부를 물으며 환하게 떠오르는
저 태양의 아름다움은 가난한 하늘에서
사람 사는 기쁨이 아닌지 몰라.
매립지의 주택공사가 하루를 시작하고
내 집을 갖는 꿈들이 튼튼하게 박혀있는
철근 기둥 아래, 콘크리트 터진 틈새로
젖은 머리 꿈같이 내밀고
건강한 마음만 환하게 피어서 기다리며
간절하게 깨어있는 풀꽃들이여.


아지트..시의 나라...꿈꾸는 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