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작은 벌써부터 비를 내리기 시작한다.
잔잔히 물결 일렁이는 가슴에
수도 없이 많은 감정들을 떨구며 주체할 수 없을 만큼의 파장으로
내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어 퍼지며
일정하지 않은 그 물줄기를 뿌리며
내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게 하는지
사랑의 시작은 벌써부터 비를 내려 나를 적셔놓았다.
마르기도 전에 자꾸만 새로운 일들을 만들어 내고
한번 젖어버리면 뭐랄까 그 벗어남이 너무나 어색해지는 분위기
그 싫지 않은 촉촉함
생각하고 고민하고 작은 것들에 민감한
그런 것들이 무엇이 얼마나 좋아서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들을 우리는 선택하고 맞으며 사는 걸까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에 지나고 지난날들은
내 눈앞에서 추억으로 내리고 회상으로 되살아나고
비와함께 눈물을 내리게도 하는 그 알 수 없는 존재 사랑비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들을 우리는 기다리고 바라고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에만 머물고 싶어하는 걸까
사랑 사랑
왜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에만 살고픈 우리들인 걸까
창밖에 내리는 저 빗줄기를 타고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에 우리는 어떤 사랑에 목말라하고
어떤 사랑에 상쾌한 기분인 걸까
사랑 사랑
왜
사랑이 비로 내리는 날에만 살고픈 내 마음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