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귀밑머리
아내는 미장원을 잘 가지 않는다
곱슬하게 만드는 파머나
면도날로 쳐내는 커트도 아주 가끔식 한다
맨 머리결 고무줄 한 묶음으로 머리치장 끝낸다
분 바름도 없이
난 그것에 싫음 없이 익숙 해져있다
귀밑머리는 어디에도 감출 수 없지
귓바퀴 뒤로 넘겨보지만 끝자락은 언제나 모자라지
길지도 그리 짧지도 않으며
많음도 그리 적음도 아니요
앙증맞지도 그리 애교스러움도 없지
맑은 살갗 위로
보일 듯 없는 듯 하며
언뜻 보이고 살포시 보이는지라
구름 같다 하여 운빈이라 했지
귀밑머리
그것이 있어
아내가 아름다워 보인다
나보다 더 많이 세어
머리 결에 눈꽃 피었어도
눈에 거슬림 없이..........
언 직
팔월 초 여세날 밤 잠결의 아내 귀밑머리 매만지며 얻은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