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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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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가방을 챙기듯


BY 어진방울 2000-07-13



-- 여행 가방을 챙기듯 --



친구야!

네가 느끼는 외로움이나 그리움이
결국 네 자신을 지켜주고 있다는 거. 느끼지?
그것이 살아가는 힘이 된다는 걸
나도 가슴 깊게 품고 산다

무엇을 또는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보고파 하면서 살아간다는 건
축복인 것 같다
외로움도 그리움도 없는 삶이 얼마나 막막한 삶인지
그 또한 못 견딜 마음이였음을 느낀다

아픔 조차도 살아있음의 확인이라는 게
목메이는 설움으로 희열로
감사하는 마음을 느끼며 산다는 게
더 많은 누림으로 벅차오는 건
왜일까

나이 들어가면서 안주하기를 바라기보다는 하고 싶은 게 많아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사는 것이 좋다
네가 여행가방을 갖고 싶어하는 것처럼
나 역시 가방에 집착하는 건
너나 나나 24시간 대기중인 마음으로 사는 게다

마음처럼 살 수는 없어도
내가 겪어내는 삶을 끌어안고 사는 것 만으로도
나를 지치거나 절망케 하지 않는 마음에 남아있는 웃음을 감사해 한다

하나의 매듭을 짓듯이
살아온 삶을 정리하면서
일체로부터의 단절을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이제껏의 나는 없다
뭐 이런 생각으로..

어느 정도 그렇게 살고 있지만
그래도 가슴이 따뜻한 나눔을 붙잡고 있는 건
내가 살고싶은 삶의 모양이기 때문인가 싶다
여행 가방을 챙기듯


-- 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