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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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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 하나


BY norway 2000-07-11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남진우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의 가지런한 이가 수박의 연한 속살을 파고 들었네
마치 내 뺨의 한 부분이 그대의 이에 물린 듯하여
나는 잠시 눈을 감았네

밤은 얼마나 무르익어야 향기를 뿜어내는 것일까
어둠 속에서 잎사귀들 살랑거리는 소리 들으며
나는 잠자코 수박 씨앗을 발라내었네
입 속에서 수박의 살이 녹는 동안 달은 계속 둥글어지고
길잃은 바람 한줄기 그대와 나 사이를 헤매다녔네

그대는 수박을 먹고 있었네
그대가 베어문 자리가 아프도록 너무 아름다워
나는 잠시 먼 하늘만 바라보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