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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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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소묘


BY 풀씨 2000-07-03



온동네 매미소리
한낮 영글고

축담 곁 메리가
길게 혀 를 뽑던날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엔
햇볕만 째앵
고샅은 고즈늑
때아닌 닭의 선 홰 소리
한 낮이 그렇게 깊게 잠든날

더위 피해 돌담장 아래
모여든 꼬마들
헌 가마니 깔고서
소꼽놀이 한다

돌가루 갈고
풀이파리 찧고
고무신 뒤집어 통통배 만들고
동백잎, 대나무잎은
돈이 되어
조가비 그릇으로
장 보기도 한다

놀이가 익어가면
해 그림자 길게 눕고
오소소 한낮이
두런두런 깨어난다

뉘 집에선지
아이 ?는 목소리가
째 앵
돌담장을 넘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