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법 --
미루던 이불 호청을 끼고
말라가는 생강껍질을 벗기고
따뜻한 커피를 타고
그리고 음악을 들으며 쓰고있는 지금 나는 웃는다
큰 주전자에서 나는 물 끓는 소리도 새롭게 들리고
여느때 처럼 저물어가는 햇살도 가슴으로 스민다
조금있다 나가 보면
월출산의 노을은 청청하던 하늘만큼 선명히 물들거다
어디까지 번져 적셔놓고 갈건지
설램으로 기다리는 마음이 되어지는 벅참
사랑노래가 더욱 흥겨운 날
곡 마다 춤추고 싶게 하는날
이미 나는 춤추고 있다
바다를 달리고
숲을 헤치며
들판을 구른다
알몸으로 달리다
풀옷으로 구른다
끌리는 옷자락을 거머쥐면 반짝이는 유리구두
마법은 그렇게 내 가슴속에 있다
아직은 눈이 부셔 바로볼 수 없는 해
월출산 저만치 먼 발치에 떠 있다
네가 그리 멀리 돌아 간데도
월출산을 감싸안고 말거라는걸 안다
오래전의 곡들에 이렇게 취할 수 있다니
이렇게 좋을 수 있다니
내 좋은이를 닮았나
끝간데 없는곳으로
내 온몸을 감아안고 춤추며 간다
-- 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