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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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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노래


BY 이해경 2000-04-30


내 사랑하던 당신
안아보니 결국은 나와 같은 사람이었구나.

뼈마디 만져지고
생채기에서 죽은 피 흐르는 그런 사람이었구나.

뼈마디 애틋이 여위고 살과 힘줄 애처로이 맺혀
들어보니 가볍더구나.

당신으로 하여 느꼈던 삶의 무게와
내 방황의 깊이는 모두 다 어디 가고
당신은 이토록 가벼운 것이더냐.

이제는 식어버린 가슴에
내 피로 당신을 살찌울 수 도
내 살로 당신의 영혼을 두터이 할 수 없으리니

사는 것이 이렇게 안타까운데
미워할 수 없는 당신을 위해
당신을 잃고 흘리던 눈물을
이제는 당신의 나라로 돌리려 한다.

너무 멀리 떠나와 돌아가지 못할 지라도
당신 보다는 내가 먼저 여위어야지

저승에서 울던 새 한 마리
내 창가에 날아와 우는 이 힘겨운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