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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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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역에서


BY 단목 2000-03-30

새벽 4시
안개 자욱한 플랫폼에 사람들을 부린 기차는
튜바 연주자 같은 긴 여운을 토하며 안개 속으로 증발하였다.
어깨를 툭 치며 비릿한 바닷내를 풍기는 사내가
기차가 사라진 곳을 향해 안개 속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안개 속에서 나와 안개 속으로 사라지는 사람들, 사물들
누가 누구를 미워할 수 있을까...
근본이 같은 存在들 - 안개 속에서는
오래 전에 죽은 친구하나 그 속에 섞여 있어도 모를
안개 자욱한 이 도시에서 나는 여전히 他人.