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교사라면 이런 민원 사례 어떻게 해결하실지 말씀해 주세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06

북한산 문수봉에 오르다.


BY 꿈음 2011-06-22

더위가 시작되는 6월 첫연휴에 오른 북한산 문수봉.

작년에 처음 비봉을 가보았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위풍당당하게 솟은 봉우리들이 아주 인상적이어서 늘 가슴에 품고 왔던지라 문수봉이 어딘지도 모르고 무작장 길을 나섰다.

이북5도청에서 시작된 산행.

아침에 날씨가 잔뜩흐려 비라도 오면 어쩌나 걱정되어 우산까지 챙겼는데 다행히도 비는 내리지 않았다. 이슬을 머금은 산길을 따라 일행들 틈바구니에서 인도하는대로 쫓아 올라갔다

1차 목표인 사모바위에 도착했다.

멀리 비봉도 보이고....뒤편으로는 삼각산을 비롯 수많은 봉우리들이 둘레를 에워싸고 있다.

그곳에서 점심을 이른 시간에 먹고 다시 문수봉을 향하여 출발했다. 사실 어느정도 험하리라고 생각했지만 생각이외로 가파르고 위험한 바위가 많이 나왔다.

사모바위 위까지 올라가서 사진을 찍는 일행들을 그저 바라보아야만 할 정도로 바위오르기는 내게는 아직까지 공포의 대상이었다.

승가봉에서 바라본 문수봉 풍경은 저 봉우리를 언제 가나 싶을 정도로 아스라히 멀게 보이기만 했다.

비봉과 사모바위를 뒤로하고 능선을 타고 다시 이름모를 봉우리를 지났다. 봉우리를 만날 때마다 부딪히는 새로운 멋진 풍경들. 서서히 맑게 갠 하늘의 구름과 더불어 오묘한 앙상불을 이루었다. 다시 석문을 통과하고 험난한 바위를 내려가 또다른 능선을 만났다. 밧줄이 있어 그것에 의존해가며 기어가다시피 한 바위길을 내려가니 서서히 목적지가 눈에서 가까워진다. 다시 아찔한 바위를 오르며 난간에 매달린 나의 모습이란...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을 맞이하듯 있는 기를 몽땅 쏟아부으면서 아무생각없이 그저 끝을 향해 가는 손길이 애처롭기까지 생각되었다.

속으로는 벌벌 떨면서 다시는 이런 산행을 하지 않으리라 마음먹으며 순간 순간을 기도하며 오른 봉우리. 다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는 짜릿한 기분이란... 이런 맛에 힘든 산행을 하는 거겠지 하는 자위를 해본다.

드뎌 엄지손가락처럼 불쑥 나온 봉우리를 지나 최종 목적지인 문수봉에 도착했다.

온통 사방으로 이루어진 풍경들은 산이 주는 선물 그 자체다.

언제 문수봉을 다시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인증샷도 찍고.....

바로 코앞에 삼각산이 보였다.

같이 간 일행분들이 그런다.

아주 힘들게 오르는 나의 모습을 보며

문수봉을 올랐으면 이제 북한산 웬만한 곳은 다 오를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아찔하고 짜릿했던 북한산 문수봉 산행.

내 평생 두번째로 무서웠던 등산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또 다시 간다면 결코 못갈거 같은 기억에 남는 산행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