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쯤 남편이 하던 사업이 잘못되면서
남 부럽지 않게 잘 살 던 우리집은 말 그대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처음 그런 일을 당한 저는 부모님이나 주변사람이 알면 걱정할까봐
그리고 창피한 마음에 숨기느라 더 힘들었는데
결국 두어달이 지나서 가족 모두가 알게 돼 버렸고
그때 우리 가족은 너무 힘든 상황에 지칠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집도 자동차도 모두 잃고 한동안 넋이 나간 체로 지냈었는데
그런 우리집 보다 친정부모님이 더 초비상이 걸렸었다고 나중에 들었습니다.
혹시나 잘못된 선택을 할까봐서요!(당시 심심찮고 뉴스에 보도가 되던터라~)
한가지 단적인 예로
한번은 우리 때문에 몸고생 마음고생하시는게 너무 죄송해서
말로하기 쑥쓰러워 '너무 죄송하고 사랑해요!'하고 문자를 보냈더니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고 합니다.
부모님께서 동생들에게 전화해서 언니 찾아가봐라! 아니다 내가 가야겠다!
얘가 무슨일이 있나보다! 생전 이런 말 하는얘가 아닌데~ 큰일났다시며
우왕좌왕 안절부절 못하신다고 동생이 전화했길래
당장 달려가서 말로 하기 쑥스러워 그런건데 엄마 못말린다고 너스레를 떨고 온적이 있습니다.
평소에 제대로 표현한번 못해서 이런 해프닝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또 죄송했습니다.
당시 우리 부모님께서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시는 집을 정리하셔서
남편 사업의 빚을 일부 정리해주셨고
노심초사 저와 남편과 두 딸아이를 위해 밤낮으로 기도 하셨습니다.
살곳도 잃었던 우리는 한동안 친정부모님댁에서 신세를 지다가
지금은 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준비해준 원룸에서 살고 있습니다.
한동안 실의에 빠져 있던 남편도 다시 일어서시기 위해
열심히 일하며 노력하고 있고 저도 한번도 해보지않았던 공장일 하면서
힘은 들지만 지금은 그래도 웃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 친청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 저렇게 병원에 누워계시네요.
저렇게 환하게 웃으셨었는데 얼굴도 시커멓게 변하시고 말씀도 잘 못하시고
요즘 계속되는 검사 검사에 지쳐서 저리 누워계신답니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부모님 사진보니까 이렇게 응원해드려야겠다는 생각에
얼른 이렇게 적어보네요!
제가 아빠, 엄마 딸로 태어나서 너무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를 아빠, 엄마 딸로 낳아주셔서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이렇게 밝고 환한 미소 언제나 지으실수 있도록 노력하면서 살께요.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