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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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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펄수렁


BY 산골향기 2015-11-18

오늘은 가을비가 내린다

 

차분 하게 내린다

 

솜이는 문득 창밖을 내다 본다

 

저마다 바쁘게 어디론가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가을비는 마음을 차분하게 해 준다

 

문득 10여년 전 일이 떠 올랐다

 

 자고 있는 남편의 핸드폰이 계속 울렸다

 

받아보니 모르는 사람이었다

 

남편에게 물어 보니 별거 아니라고 했다

 

웬 낯선 여자를 별거 아니라고 하니 믿을 수도 안 믿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몇날 며칠을 냉전을 치르다가 결국은 덮어 두기로 하였다

 

요즘 생각 해 보니 솜이도 남편이 지겨워 질 때가 있는데

 

남편도 솜이가 지겨워 질 때가 있었던 게 아닐까 하고 생각 해 보곤 한다

 

부부가 서로 만나서 맞추어 가고 적응 해 가는 일련의 작업이 십지많은 않다

 

처녀 시절에 같이 근무 하던 남직원의 말은 명언이었던가 보다

 

그 남직원은 부부는 30프로만 맞으면 된다고 했으니 말이다

 

아마 그말을 들을 때부터 이미 남편과는 30프로만 맞아도 살아야 될 어떤 암시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손바닥도 마주쳐야 하는데 아이들을 기르고 살림을 해 가려면 어느정도 서로 맞아야 되는데

 

남편은 이래저래 솜이의 속을 편하게 하지 않고 있었다

 

비는 간간이 내리어서 깔끔한 사람은 우산을 쓰고 털털한 사람은 그냥 비를 맞고 다닐

 

정도가 되었다

 

이제 반백을 살아 온 지금에야 이전 일들이 그닥 아프게 느껴지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심히 아프고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람이 한해 두해 살아가다 보니 조금씩 유연 해지고 느긋 해져 감을 느낀다

 

오히려 요즘은 남편의 흰머리가 늘어나고 주름살이 깊어 지는 게 안타

 

깝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