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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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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펄수렁


BY 산골향기 2015-11-13

여보 오늘은 몇시 퇴근이에요?

 

응 오늘 별일 없을 거야

 

별 일 없 길 바랬다

 

새로운 행복이 문을 열 것만 같은 아침이면 늘 그랬다

 

그러나 황혼 무렵이 다가 오고 땅거미가 내려 앉을 때가 되면

 

뭔지 모를 불안이 엄습 해 옴을 느낀다

 

 아니나 다를까 시계는 한달음에  벌써 퇴근 시간을 훌쩍 지나고 있었다

 

솜이는 남편과 어떻게든 잘 살아 보려고 갖은 노력을 하고 있던 터였다

 

그러나 남편은 자유분방 해서 까짓거 마누라 말 따위쯤이야 가볍게 무시 하고

 

자기 마음이 끌리는 데로 일찍 귀가 하고 싶으면 일찍 귀가 하고 늦을 것 같으면

 

자정이고 새벽이고 괘념치 않고 귀가 하기  일쑤였다

 

솜이는 저녁이면 지병이 도진다

 

남편퇴근 시간이 되면 가슴은 두방망이질을 치고 답답 해 오면서 왠지 모를 불안에

 

휩싸이는 거였다

 

기실 남편을 얼러 보기도 하고 달래보기도 하고 때로는 심하게 싸우기도 여러번 하였지만

 

남편은 변할 기미를 안 보이고 도루묵처럼 늘 그자리이거나 오히려 더 심해지는 거였다

 

말 할 필요 없이 귀가가 늦어 지면 술은 기본이고  거기다가 돈도 물쓰듯

 

써서 심적으로 경제적으로 솜이가 버티기엔 무리가 되는 터였다

 

서민의 싦이란게 얼마나 퍽퍽 한지 모른다

 

결혼 할때 서로 가진거 없이 시작 하여 겨우 서민 아파트 하난 마련 하였는데 남편은

 

딴데 정신이 팔려 서  살림살이는 내몰라라 하고 밖으로 도는 성품에 솜이는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하루는 남편의 전화가 왔는데 하는 말이

 

여보 나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하는게 아닌가

 

솜이는 기가 막혔다

 

거기가 어디예요?

 

나도 몰라 .

 

하도 술이 떡이 되어서 위치 감각을 상실 한 모양이다

 

솜이는 말 했다

 

그럼 간판을 봐요

 

사르르 불고기야.

 

솜이는 안내전화에 문의 하였다

 

사르르 불고기집이 옃번이에요?

 

 잠에 취 한 듯한 전화목소리에  미안 하였지만  불고기집 덕분에 위치를 확인하고

 

차를 불러서 남편을 데리고  집에 왔다

 

남녀가 만나서 가정을 이루고 서로가 힘을 합하여 살아야 하는데

 

부부가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다는 현실 앞에서 솜이는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자신을 발견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