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라는 예명을 본인 스스로 지어서 온 여인.
그녀는 160cm가 채 되않은 조그마한 체구의 여인이다.
본인은 독일로 유학을 다녀왔다고 떠벌렸지만 전혀 유학파 답지 않고
어딘지 모르게 약간은 푼수끼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유창한 영어 회화 실력을 보면 긴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외국손님이 있어서 알게된 그녀의 유창한 영어 실력을 알게 됐다.
해운대이다보니 심심치않게 외국손님들을 볼수 있다.
40대 초반이라고는 했지만 얼핏보면 50은 되어보였다.
정작 본인의 외모에는 필요없이 자신감이 넘쳤고 투자를 아까워했다.
어디서 나오는 자만심인지...또래보다도 훨씬 더 들어보이는 외모인데도...
주위 미용실의 실력을 믿을 수가 없다며 덜렁 혼자서 머리를 잘라
우스꽝스런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신발도 몇백만원어치를 한꺼번에 몇컬레를 사버리고....
옷은 백화점 매장에 가서 사야만 옷이라고 생각하고....
중요한건 전혀 돈값을 못하는 패션 감각...
하지만 화장품은 또 싸디싼것만 골라 썼고 샘플들을 많이 사용했다.
이렇듯 그녀는 대책없는 일들을 한번씩 저지르곤 했다.
너무나 센스가 없고 눈치가 없는지라 동료들에게 힐책도 많이 당했다.
나만 그녀가 딱했다.
나도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왠지 측은해 보여서 내가 방패막이가 되었다.
그녀는 아버지는 일찍 여의고 건축자재업을 하시는 대찬 홀어머니와 딸만 그녀를
포함해 셋이란다. 언니 한명과 일란성 쌍둥이...그녀가 3분 언니란다.
언니는 외국회사에 다니며 외국인을 만나 네덜란드에서 조카둘을 낳고 잘살고 있고,
그녀의 동생도 형부의 소개로 외국인을 만나 캐나다에서 조카 하나를 낳고 잘산다.
아마도 그녀의 유창한 영어실력은 언니와 형부들의 영향이 아닌지...
단지 그녀만 한국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을 하고 있다.
그녀는 만나는 남자마다 그녀를 이용했고 그들에게 올인하여 어머니와 언니와
동생이 남겨주고 도와준 가산들을 거의 탕진해 버렸다.
어머니는 그녀와 같이 기거를 하면서 중풍으로 4년을 누워계시다가 돌아가셨다.
그녀는 병 수발을 혼자서 다 들었고 어머니도 그런 그녀의 걱정때문인지 눈도 못감고
돌아가셨다한다.
그녀는 그 충격으로 많은 날을 헤매이고 있었다.
자매들이 번갈아가며 그녀들의 집으로 그녀를 불러들였지만 그녀에게 외국생활은
적응이 되지 않았고 자매들의 만류에도 기어코 한국행을 해버렸다.
어머니가 남겨주신 4층 빌라는 그녀의 몫이였다 한다.
자매들도 곁에 없고 친지들도 없고 어머님을 떠나보내고 혼자 방황하던 끝에
주위친구들과 어울려 클럽을 갔었고 그 클럽에서 알게된 남자하고 4년정도
동거생활도 했고 임신중절수술도 여러번 했으며 급기야는 사업자금을 빌미로
빌라마저 홀랑 팔아버리고 그녀마저도 내쳐졌다한다.
자매들의 도움으로 집한칸을 마련했고 그집을 자매들 몰래 팔아서는 막연하게 부산이 좋아서
해운대가 좋아서 달맞이에 보증금을 걸고 월세가 50이나 되는 호화 빌라를 얻어 이사를하고
남은 돈으로 생활비로 쇼핑으로 흥청망청 쓰고 있는것이였다.
사연을 듣고서 혼자 살면서 굳이 넓은 평수의 집에 살면서 필요없는 낭비를 하냐고 햇더니
어머니의 유품들이 많아서 어쩔수없이 넓은 평수를 선택할수밖에 없단다.
어느날 그녀의 초대로 그녀 집을 방문해 보았다.
그녀는 정말로 자개농과 화장대 서랍장등 거실에는 돌아가신 어머님 사진을 걸어놓고
구석구석 엄마 사진의 액자가 놓여 있었다.
혼자사는 여인의 젊은 여인의 집이 아니였다.
뭔가 섬뜩함을 느꼈다. 엄마의 그늘을 아직도 못벗어난듯....
모든 짐들을 정리하고 젊은 여인 답게 럭셔리하게 꾸미고 사는건 어떠냐고 했더니
엄마를 떠나보내는것 같아서 싫단다.
그녀의 짐들보다 어머님의 짐들 때문에 30평형 이상의 집들을 살았단다.
약간은 일반사람들과는 틀리는 4차원적인 사고를 갖고 있었다.
이일도 돈을 벌어야겠다는 목적보다는 심심해서 나온것처럼 보였다.
조언을 해주었다.
이렇듯 여자로서는 오지 말아야할곳에서 청춘을 낭비하지 말고 얼른 이 생활을 청산하고
자매들이 있는곳으로 가든지...
아니면 모든 짐들도 정리하고 작은 평수의 집을 구해서 남아있는 돈을 다 탕진하지말고
본인을 생각해서 보험도 들고 이제는 서서히 노후대책도 준비해야하고 작은 찻집이라도
경영하면서 좋은 배우자도 만나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그녀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내 오지랖으로 착한사람이 이끌어주는 사람을 제대로 못만나 이렇듯 아까운 세월을
낭비한다는 안타가움으로 볼때마다 조언과 충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그녀는 몇년이
지나도록 여전히 제자리이다.
아니 또 이상한 남자를 만나 사랑이란걸 하고 있다.
그와 즐기기 위해 그 유흥비 마련을 위해 이일을 하는듯하다.
붙들고 앉아서 일장연설을 하면 그때는 알아듣는듯하다가도 또 그자리....
누군가의 말이 떠올랐다.
좋은 씨는 좋은 밭에 뿌려야 좋은 결실을 맺는다고...
비유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리 좋은 씨라도 밭이 썩어 있으면 싹조차도 피울수 없음을...
그녀는 아마도 이렇듯 대책없이 살다가 비참한 노후를 맞이하지 않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