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집을 짓고 아이를 낳고 바쁜 일상과 함께 지영의 시간도 빨리 지나갔다
어느새 아기가 첫돐을 맞았다
첫돐인 만큼 아이의 돌잔치는 친정엄마네 집에서 치루기로 했다 친정엄마에게 첫손주의 의미란 종교에 가까울 만큼 큰것 지영도 자식을 낳아보니 엄마의 맘을 조금은 알것 같다 5시간의 비행끝에 도착한 친정집
새아버지와 재혼한 엄마는 새식구들과 적응하느랴 여렴이 없었고 지영은 그런 엄마가 내심 섭섭하기도 했었는데 돐잔치를 해준다는 엄마의
말이 내심 고마왔다
커다란 대문에 넓은 잔디와 갖가지 정원수가 심어져있 실외 사우나가 딸려있는 풀장이 있는 대저택에서 엄마는 새로운 삶을 살고있었다
지영에게는 모든것이 새롭고 낯설기만한 이 큰 저택이 엄마의 집이라니 ...
" 이제 여기가 엄마집이니 니집이라고 생각하고 자주와 "
90 이 훌쩍 노모가 지영의 식구를 반갑게 맞는다
새아버지의 노모는 거동이 불편해 부억과 연결된 거실에 풀이 보이는 창가자리에 자리를 잡고 하루를 보낸다
" 아유 이젠 늙어 몸이 무거워 바보가 됬어 "
"애가 네 휠쳐가 맘에 드는지 작구 따라 다닌다 엄마집에 오니 좋지 나도 니가 좋다 ㅎㅎㅎ "
따라 다니는 아이가 귀여운듯 노모는 아이와 눈을 맞춘다 아이도 처음보는 노모가 낯설지 않은다보다
"아줌마 지영이네 점심은 아직이유 먼길오느랴 힘들텐데 오늘은 좀 서둘러요 "
" 아 만 제가 할머니보단 빠르지라 ? 국수 벌써 들어갔슈 "
키가 작으마한 전라도 출신의 아주머니의 빠른 손놀림에 냉면 서너 그릇이 담어지고 시원한 육수와 참기름의 고소한 향이 지영의 식구들을 뿌리치지 못하게 하기엔 충분했다
아주머니의 냉면은 일품이였다 새콤 달큰한 열무김치 국물에 말은 냉면 한적가락 입에 배어물면 잇따라 딸려오는 냉면의 쫄깃함은 12월에 더운 켈리포니아에 날씨를 잊게 만들고 지영의 어색함을 풀어주는 활력까지 되었다 ..
새아버진 이세상을 달리한 지영의 아버지와 동갑이였다 말이 많지 않은 사람이지만 지영인 엄마를 누군가가 책임져 줄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켠으로 힘이됬다
엄마는 결혼후 많이 밝아져보였다 아빠와 사별한 후 내내 어두웠던 엄마인데 새식구들과 바쁜삶을 살다보니 그전의 외로움 잊은것 같았다
" 엄마 잘 살고 있으니까 넘 걱정마 훈이 돐잔치 이야기도 아빠가 먼져 꺼냈어 이따가 감사하다고 따로 인사드려 "
"다행이야 좋은분 같아요 "
" 내가 할머니를 모신다고 하니까 좋아해 아빠랑은 좀 다르지만 잘 해줘 "
결혼식때 본게 전부인 새아버지지만 믿음직함이 보여 지영은 처음보는 새아버지가 싫지 않았다
""이제 말이지 한가족이 되었으니 힘든일이 있거나 그러면 말하라고 내 힘달수 있는데까지 도울께 "
키가 작고 체구가 단단한 새 아버지 ...
돐잔치날 ... 주문한 음식이 도착하고 정원에 돐상이 차려졌다 시간이 되자 가족들과 친지들이 모두 모였다
주위를 둘러보던 시어머니 음식챙기기에 정신이 없는 친정엄마에게 바짝 다가가
" 어이구 많이도 차리셨네 지영이 어머님이 아주 신경을 많이 쓰셨네요 하나뿐인 손주에게 애정이 넘치시는군요 하나 밖에 없는 사위한테도 앞으로 신경좀 쓰셨으면 더더욱 좋겠네요 "
친정엄마 당황한 나머지 난처한 얼굴로 아무말 하지못하고 엷은 미소만 지으고 돌아서고
시어머닌 접시에 담은 음식을 게걸스럽게 밀어 넣으며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는데 ...
새아버지가 건네는 시원한 한마디 "
"저는 이서방을 아들처럼 생각해서 이번에 병원 개업할때 극구 도와주겠다고 하는데도 어찌나 자립심이 강한지 한사코 사양을 해서 섭섭했었는데 어머니께는 다른뜻이 있으셨군요 자식이 부모맘을 어찌다 알겠습니까 ㅎㅎㅎㅎ "
얼굴이 벌게진 시어머니 먹다말고 주랭랑을 치다 넘어져 음식을 엎으니 웃을수도 없고 울을 수도 없는 지영과 J
지영은 이제 울지 않는다 이젠 혼자가 아니란 생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