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풍생이라고 하는 고기가 있다
맛으로 치면 굴비가 울고 간다고 하여
샛서방 고기라고 부른다나 뭐래나
남편 있는 여자가 남편 몰래 갖는 남자를 샛서방이라고 한다
남편에게는 안주고 샛서방에게 주는 금풍생이를 먹어는 봤나?
시누이가 여수에 사는데 설명절이라고 금풍생이를 소포로 보내왔다
샛서방이 얼마나 좋길래 남편도 안주고 샛서방에게만 줄까?
그럴수도 있겠지...
지금은 홀애비로 사는 고종사촌 오빠가 생각난다
한때는 시골에서 그래도 잘 나가던 청년이었는데
농협직원으로 있으면서 돈도 잘쓰고 특히 나에게는 맛난거 사들고 찾아왔던 오빠
어쩌다 7살아래 이웃마을 처자와 연애결혼하고 시골에 살 수없다하여 대전으로 나와
무슨 피혁회사인가를 다녔는데
적극적으로 세상을 살던 부인이 유천동 어디에서 봉제공장을 차리고 돈을 잘 벌었다는데
고용하여 일하던 젊은 종업원과 눈이 맞아
어느날 갑자기 이혼을 하게 되었는데
이 오빠 호인중의 호인이라 해달라는대로 다해주고 몸만 나와 버린 개거지 된거지
처음에는 샛서방으로 지내다가 아주 대놓고 살아보고 싶었겠지
트집을 잡아 이혼 하고 돈은 다 빼돌리고
그래도 다행인것은 이 오빠가 잘 버텨
지금은 신수가 그런대로 괜찮아졌다는거
그리고 맘좋은 교회 아줌마 만나서 잘 산다니
참 희안한 세상이지만 착한 사람은 살게 마련인가 보다
"여보, 이번 설에도 나 비상근무다"
"어련하겠쑤!!"
돌팔이 내 남편은 명절때마다 집에 있는 법이 없다
자기가 없으면 직장이 안된다나 그래서 자청해서 설 비상근무를 하고
그래서 회사 사람들은 남편을 봉사왕으로 여기나보다
<이번 설에도 혼자 지내야겠네...시골만 잠깐 갔다가 와야되겠지>
시아버지도 남편을 대견스러워 하신다
"그래, 애비가 없으면 안된다니 어쩌겠냐? 너도 길 미끄러운데 오지말아라 우리가 제사를 지내냐 뭐하냐"
교회에 다니는 시댁은 차례를 지내지 않아 편하긴 하다
그래도 시댁을 거쳐 고향을 휘 한번 둘러오고 싶다
커피를 타서 냄새를 맡아 본다.
쓸대도 없는 문자들은 연신 쌓이지만 다 쓰레기다
커피향을 맡으니 무언가 그리워지는 기분이다
목구멍으로 커피가 한모금넘어갈때쯤 전화가 온다
"누나, 나 우진이"
"알아 근데 왜?"
"어떻게 됐어?"
"뭐?"
나는 시침미를 뗐다
"뭐라니, 출근하는거?"
"아아 그거...정말 출근하라는거야?"
"아니그럼 장난인줄 알았어..."
사실 그건 아니었는데....
"누나, 이번에 고향가나?"
"글쎄...."
"나는 이번에 가야되는데 내가 모시고 갈까? 두분다 타도 되는데..."
남편과 나를 태워주겠다는 제의다
"아, 그사람 오지랖 넓은 그사람은 안가요 가면 나만갈까..."
"그래, 그럼 나랑 같이가자"
"알았어요 ㅎㅎ 편하게 가게 생겼네 내일갈거지?"
남편이라고 있어도 늘 공자왈이고 맹자처럼 매사에 자신이 최고니 난 어디 서랴
<드러버서 돈을 벌어야 되나 애란이랑 미정이랑 돈잘버니까 큰소리 치며 살더구만>
전화를 끊고 베란다를 내다본다
차들이 지나간다
청소하는 아줌마와 경비실 아저씨 재활용 고르는 모습이 너무 추워 보인다
금풍생이 포장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샛서방 고기.....
말하자면 남편은 안줘도 애인은 준다는 고기잖아
우진이의 환한 얼굴이 생각속으로 들어와 자리를 편다
나는 머리를 저었다
망칙해 내가 왜이래 어이없써!!~
머리를 매만져 본다 얼굴을 다독여 본다
정말 이대로 늙을 수는 없잖아
출근해야지 돈벌어야지그리고 나도 내 이름을 찾는거야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는데
금풍생이 그림이 춤을 춘다
샛서방 고기 금풍생이 너 왜그러니 난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