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19
진아
오랫만에 너한테 멜을 다 보낸다
토요일 한낮을 낮잠으로 때우고
할일이 없어서
여기저기 메일을 날리는 수고질을 하고 있다
가을이 풍성한데 난 왜 시간을 죽이고만 있을까
낼부터는 어디든 산엘좀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종이가 갑자기 미얀마바람이 들어서
바쁜척해대는 통에
나혼자 뭘할지 방향을 잃어서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어쩌다 보면 아줌마들하고 막걸리를 푸고 있질 않나
오늘처럼 대낮부터 낮잠에 취해 있질 않나
그렇게 살고 있는데
수형이가 전화해서 내가 누군지 알아?
이러는거 있지
기집에
이젠 좀 살만해졌는지
플로리다에 가고 싶다고 하더라
니가 왠만하면
같이 가자고 조르고 싶다고 통화하면서 생각했지.
ㅋㅋ
가을이 깊어가는데
산밑에 살면서
등산한번 안하는 주제에
비행기타고 마이에미를 꿈꾸고 있다니
재미없다 진이야
암튼
너를 만나서 따끈한 차한잔 하고 싶다
볕이 좋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