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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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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바다가 보고싶어(3)


BY 허허연 2012-09-02

                                              < 3 >

 

"무슨 일이 있었어?"

"뭐, 선생님도 우리 잘되라고 그러시는 거겠지만, 난 좀 그래."

"…"

"남자 애들이 불쌍해. 맨날 맞고 말야. 너무 심해. 그리고 여자 아이들은 둘씩 짝을 져서 화장실에 다녀오고 순서대로 해야 돼. 왜 그래야 하는 건지 잘 모르겠어."

"선생님이 그걸 어떻게 아시는데?"

"선생님이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와서 지키고 있어."

"…"

"우리 반 여자아이가 아홉 명인데, 안 그래도 여자 애들은 서로 친하지 않으면 왕따가 되는 애가 생기는데 말야. 둘 씩만 친해지니깐 한 아이는 왕따가 될 수도 있어. 게다가 현이는 나랑 초등학교 동창인데, 정말 착한 애였어. 그런데 아빠가 사업에 망하시고 나서는 노는 아이들하고 어울리기도 해. 선생님들도 내가 현이랑 얘기하는 걸 보시고는 나를 걱정하셔서 그러셨겠지만 현이랑 어울리지 말라고 하시더라고. 그러면 현이는 누구랑 얘기하고 놀아. 선생님이 그래도 되는 건지… 엄마 나 좀 힘들어. 선생님을 존경할 수 없다는 게 힘들어."

"그래. 그렇구나. 그럼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모르겠어."

"그래.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 엄마도 고민해볼게. 그런데 선생님도 선생님 생각이 있으실꺼야."

"물론 그렇겠지. 남자애들이 워낙 장난이 심하니깐. 그런데 그 애들도 나쁜 애들은 아니야. 단지 아직 어려서 그런 거지."

"우아! 그래? 넌 안 어리고?"

"후후, 나도 아직 어리지만 남자 애들이 좀 더 어린 것 같애."

 

제 방에서 나올 때는 그저 심각한 표정이더니 남자애들을 어리다고 하더니 저도 우스운지 낄낄거리며 다시 제 방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