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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중학교 2학년이 되어서는 혼자 있고 싶어 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뭔가 변화가 생긴 것 같았다. 고민이 있는 것 같았지만 혼자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이렇게 물었다.
"엄마, 선생님을 존경할 수 없으면 어떻게 해야 해?"
"어? 왜 그렇게 묻는 건데?"
"아니, 그냥 말이야. 선생님을 존경해야 하는데 말이지. 그게 잘 안되면 어떻게 해야하나 … 그게 좀 고민이야."
짐작이 전혀 안가는 건 아니었다. 딸아이는 중학교 1학년까지는 행운이었는지, 어려서부터 정말 훌륭한 선생님들께 많이 사랑받고 배우고 자라왔다. 특히 전 학년의 담임선생님은 자타공인 천사선생님이셨다.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셔서 반 아이들 전체에게 선생님과 편지를 교환하는 공책을 사주시고 매일 답장을 써주셨다. 딸아이도 그 덕분에 솔직한 마음을 담아낼 줄 아는 품성도 키웠고 글쓰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런데 2학년이 되면서 새로 부임하신 열정적인 선생님은 젊은 긴장이 감도는 교실을 만드셨다. 나도 선생님과 학부모 만남에서 가진 느낌이 있었지만, 딸아이에게는 내색하지 않으려 나름 애를 써야했다. 그런데 오늘 딸아이가 이런 얘기를 여는 걸 보니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