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청개구리야.”
“그래~”
내 놀란 말소리와는 달리 K는 별 관심이 없다는 투로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나는 청개구리
를 조심스럽게 내 손바닥 위에 올린 다음 팔을 뻗어 창밖의 나무에 살짝 올려놓았다. 청개
구리는 처음엔 어리둥절한 듯하더니 이내 다른 나뭇가지로 폴짝 뛰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 청개구리가 사라진 다음, 난 정리하던 책상을 마저 정리하고 다시 부엌으로
갔다.
이사 온 이후 처음으로 맞은 색다른 아침이었다. 그럼에도 생소하다는 생각은 없었다.
시간을 재촉하여 밥하고, 설거지하고, 방을 치우면서도 왠지 그것이 일상의 한 부분인
것처럼 자연스러웠다. 아니 그것은 나의 일상이었다. 다만 K가 출근준비를 하는 틈새를
비집고 다니면서 그렇게 부산을 떤 것이 처음일 뿐이었다.
그런 내 모습이 K의 눈에 이상하게 비친 모양이었다. 출근 준비를 하는 사이사이로 보내는
그 애의 의아해 하는 시선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이야기를 할까말까 망설였다. ‘나 오늘 기도원에 갔다올 거야’라고 했을 때 K가 보일
반응 때문도, 그렇다고 은밀하게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굳이 이유를 만들자면 K는 그동안 늘 바빴고, 그래서 K에게 그 이야기를 꺼낼 시간이
없었다고 하는 게 옳았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출근준비를 하는 K에게 불쑥 던지듯 말하고
싶지도 않았다.
아무튼 K는 내 낯선 행동에 대해서 뭔가 말해주길 바라는 눈치였다.
“늦겠어, 빨리 가!”
난 기도원 얘기를 하는 대신 K의 출근을 재촉했다. K는 시계를 힐끗 보더니 한가하게
여유를 부릴 수 없었던지 준비하는 손놀림을 빨리 했다.
신이 나에게 뭔가를 줄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주인여자와 약속을
했고, 그것을 지키려 하고 있다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평상시처럼 여유를 부릴 수 없다는 것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