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점점 길어지고, 날씨가 선선해 진다.
나의 마음도 이대로 선선해 지려나...
그에게 아기의 친자확인을 하라고 말 하고 싶었다.
입이 안 떨어진다.
그에게 이제 나의 입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집으로 와서 나와 함께 잠을 잔다.
참 이상한 것은 내가 그를 거부하지 않는 것이다.
왜?
그렇게 더럽고 추한 그의 몸을 거부 하지 않는 나는 이상한 여자 일까?
나는 그를 내 남편이라고 생각한다.
잠시 다른 여자를 만난 나의 남편, 법률적으로 분명 나의 남편이다.
아니... 이제 남편을 찾고 싶은 것일까?
그녀가 소리를 지른다.
핸드폰 속에서...
그가 뛰어 나간다.
" 죽여버릴거야! 니새끼 내가 죽여버릴 거야!"
그녀는 그에게 욱을 죽여버릴거라고 소리를 지른 것이다.
물론 그녀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의 자식을 죽이는 여자는 없기때문이다.
못난녀석...
나는 또 한숨을 짓고 돌아선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간다.
회사에서 퇴근을 하고 집으로 갔다.
집앞에서 택시를 내리고 묘한 느낌이 들어서 집 반대 쪽을 바라보았다.
령이다.
그녀가 나를 바라본다.
그녀가 차에탄다.
그냥 나를 바라보러 온 것일까? 아니면 훈이 있는 지 확인하러 온것은 아닐까?
나는 집으로 가려고 돌아섰다.
내 눈앞에 령의 차가 있었다.
내게로 달려왔다.
"죽어버려!"
눈을 떴다.
우리집 주차장 천정이 보인다.
정신이 혼미 하다.
119가 도착했다.
경찰이 왔다.
" 괜찮으세요? 정신차리세요..."
목소리가 들린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생각하지도 못했다.
내집 주차장에서 내가 그여자의 차에 치인다는 것...
병원 응급실...
나는 바보인가보다.
정말 바보인가보다.
그녀가 벌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벌을 그녀에게 내려야 했는데... 나는 행동이 너무 늦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
이대로 죽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하얀 꽃이 아른아른 거린다.
갑자기 노래소리가 들린다.
'그대 내게다시 돌아오려 하나요..., ... 헤어졌던 순간은 긴 밤이라 생각해... '
누구의 노래였는지 도 기억나지 않는 그노래소리가 들린다.
분잡한 소리가 들리고 누가 내이름을 부른다.
내 이름이 무엇이지? 나는 누구일까?
엄마...
엄마가 슬퍼하겠지?
엄마는 나때문에 울겠지... 나는 너무 못된 딸이었어... 엄마를 늘 울게 만드는...
어린시절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하얀 백로...
시골의 고요가 무서워서 울었던 나에게 보였던 백로...
저수지 근처를 혼자서 배회하던 그 하얀 새...
나는 하얀 새가 되려나...
엄마...
엄마가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