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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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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기


BY 슬픈 사람 2011-09-09

그와의 기억을 되돌린다.

오랜된 엘피판의 지지직 대는 소리처럼, 우리의 추억도 지지직 거린다.

순한사람...

처음 그를 보았을 때의 느낌이었다.

큰키에 순한 송아지 같은 눈이 참 순해 보였다.

어린 시절 나름 독설가였던 나의 독설에 잘도 견디던 순한 사람...

 

우리는 너무 공유하는 것이 적었나 보다...

아니면 양보가 너무 많았을까?

아니면 나만 그러했을지도 모르겠다.

 

그가 지금의 직장을 가지기 위해 공부를 했던 때가 문득 그립다.

나도 어느정도 그의 내조를 위해서 퇴근하면 조용히 그의 공부를 도왔다.

제대로 믿지는 않았지만 하나님, 부처님에게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그가 시험에 합격했다고 했을 때, 얼마나 기뻤는지...

드디어 신랑이 합격했다고 가족들에게 자랑을 얼마나 했는지...

 

그때 사위가 공무원 되었다고 엄마가 얼마나 기뻐하셨는지...

그렇게도 흐뭇한 미소를 띠던 아빠의 얼굴이 떠오른다.

 

우리는 그것이 다였나 보다.

 

행복은 자로 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달콤한 호떡 속을 흐르는 액체도 어짜피 설탕이라는 것을...

 

보기 좋았지만 사실 속은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져 있었던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내가 인천이라는 곳에 자리를 잡은 ...

단, 하나의 이유는 그였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단 한번도 인천이라는 곳에서 살거라고 생각도 해보지 못했다.

 

그렇게도 낮선 동네에 기댈 곳이라고는 그밖에 없었는데...,

 

이제 그가 나를 떠나려고 한다.

 

나는 상막하고 무서운 이 도시에 홀로 버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