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하늘을 부셔버릴 듯 한다.
내 마음 같을까?
이 소나기로 나의 마음도 부서지는 듯 하다.
빌라안에서 듣는 빗소리는 소음인지 나의 마음인지 알 수 가 없다.
전화가 울린다.
그다.
그냥 두었다.
카카오톡이 노란 바탕으로 얼룩진다.
그녀다.
글씨가 점점 커진다.
나를 비웃는 글자들이 하늘로 떠서 비와 함께 나에게로 내리친다.
'니가 마누라냐? 너랑 잠이나 자냐? 하고싶은 데로 해봐 우리 애아빠가 너한테 가기나 한다니?'
너무나 당당한 그녀...
나는 왜 당당하지 못할까?
내가 왜? 나는 법적으로 당당한 그의 아내가 아닌가? 나는 첩도 아니고 내연녀도 아닌데 왜 이렇게 당당하지 못할까?
그래...
아이가... 아이가 문제였어... 아이가...
그녀의 노란 말 풍선이 계속 뜬다.
나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렇게도 많은걸까?
나는 그녀에게 하고싶은 이야기가 별로 없는데 왜그렇게 많은 말을 하고픈걸까?
비가 계속내렸다.
너무 많이 내린다 싶더니 홍수가 났다.
그는 출동을 했다. 갈아입을 옷을 가지고 그가 출동했다.
나는 그를 보냈다. 아침밥을 든든히 먹여서...
비로 사람이 죽어나가는 세상이라니...
컴퓨터로 무선인터넷으로 살아가는 세상에... 비가와서 사람이 죽다니...
어이없는 세상이다.
텔레비젼에 사람이 몇명 죽었네 라는 말이 하루 종일 나왔다.
진흙탕 물속에서 이리뛰고 저리뛰는 사람들의 모습이 나왔다.
그속에 그도 있겠지...
또 그녀의 노란 말풍선이 떠오른다.
그는 그녀에게 출동을 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나보다. 나에게 그와 같이 있냐고 몇번이나 묻는다.
바보...
뉴스보면 모르나?
또 말풍선이 떠오른다.
화가나서 나도 카카오톡에 한마디를 던졌다.
'그렇게 자신있으면서 왜 나한테 그놈을 찾는거야? 니 애나 똑바로 돌복보고 나한테 문자하지 마!'
그리고 핸드폰을 껐다.
집에서 조용히 잠을 자고 싶었다.
새벽 두시경이었나 보다.
누가 초인종을 누른다.
그 인줄 알았다. 그냥 문을 열였다. 그녀다.
벌컥 문을 잡고 몸으로 밀고 들어온다. 순간 그녀가 집에 들어오게 하면 안될것 같았다.
'어딜 들어오는거에요!'
그녀를 밀어내고 문을 닫았다.
'악! 이년이 사람죽이네! 사람살려!' 그녀가 비명을 질러댔다.
고함이 어마어마 했다.
나는 거실 불을 껐다.
그리고 조용히 이불을 피고 누웠다.
밖에서 난동이 계속되었다.
그녀는 기운이 남나보다.
나는 그녀의 목소릴 들으면서 이불속에 무언가가 나를 잡아 끌어 내리는 듯 했다.
3시 였다.
그녀가 경찰을 부르겠다면서 목청을 높인다.
언니에게 전활했다. 안받으면 그만 두면되니까...
그런데 언니가 전화가 울린지 두번만에 받았다.
"왜?" " 언니 그여자가 집에 왔어..."
언니는 바로 달려왔다. 서울에서 우리집까지 오려면 30분은 걸린다.
언니가 왔다. 그런데 그녀는 가버렸다.
그렇게 그밤이 지나갔다.
밤이 그렇게 나를 힘들게 하며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