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핸드폰이 수시로 딩동거린다.
령이 훈에게 사진을 보낸다.
아기얼굴이다.
굳었던 훈이 얼굴이 풀려가는 모습이 보인다.
그렇게 행복할까?
나는 이렇게 저 아래 땅바닥에 처박아 두고, 너는 행복한거니?
훈이 외출을 한다.
령과 욱을 만나러 가는 것이겠지...
카드명세서가 나왔다.
아가방, 여성복, 백화점...
나에게 온것은 아무것도 없으니..., 령과 욱의 것이겠지...
그렇게 그가 행복해 하는 것일까?
어느새 디카에는 200장이 넘는 사진이 담겨있다.
디카를 살때의 내 마음을 그는 알고 있기는 했을까?
친정엄마는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건지 못 갖는건지 궁금해 하셨었다.
시골 보건소에서 일하는 이모까지 동원해서 아이가 안생기는지 검사를 해보라고 몇번씩이나 전화로 나를 귀찮게 했다.
그래서 정말 싫었지만 검사를 했다.
정상이란다. 다행이었다.
검사를 받고 얼마후 엄마는 시골에서 한약을 다려 올려 보내셨다.
그래...
아이를 갖자... 그럼 나도 행복해 질 거야...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리고 아이가 생기도록 노력하려 했지만 잘 안됬다...
누가 그랬던가...
하늘을 봐야 별을 따지... 너무나 정확한 말이다.
그와 나는 그렇게 긴 시간을 함께 하면서도 서로를 너무 몰랐단 말인가?
그가 주간과 야간의 업무에 시달려 지쳐있을 거라고 생각 했는데...,
나는 그를 위해서 조금이라도 휴식을 주고 싶었는데 ...
우리는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