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생에게 이제 그만 독립하라고 했다.
남동생은 아직 집을 마련할 만큼 돈이 안되었다면서 나에게 투덜거린다.
아니다... 이건 아니다...
동생에게 이야기를 했다.
훈에게 문제가 있다고...
그래서 니가 나가주어야 겠다고...
남동생이 화를 낸다.
누나때문에 일이 안풀린다고 화를 낸다...
못된녀석...
내 속을 니가 어떻게 알겠니...
내가 겪은 이 일들을 너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겠니...
아무도 모른다...
내 터지는 가슴을...
누구도 이해하지 못하리라...
남동생의 결혼은 그래서 급하게 진행 되었다...
나때문이라고...
계속 투덜거리는 못난 동생...
그렇게 5월 마지막 토요일에 남동생의 결혼식이 잡혔다...
물론 나때문에 결혼을 1년이나 앞당겼다고...
못난 녀석... 피붙이 인데 누나맘도 몰라주는... 못난녀석...
5월이 왔다...
5월 첫번째주... 훈의 외박이 잦아졌다...
그리고 훈 핸드폰에 갓난 아이의 사진이 들어온다...
신생아실에서 찍은 동영상이다...
그여자다...
령.... 나는 그녀를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나에게는 유령같은 존재라고...
령이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사진을 훈이 찍고 있는것이다...
12월에 하늘로 떠나야 했을 그아이가...
령의 젖을 먹고 훈은 그들의 사진을 내 디카로 찍고 있는 것이다...
눈이 멀것 같았다...
그들은 그사진을 내가 산 디카로 찍고있었다.
행복하게 웃으며... 나몰래 아이를 낳고,
나몰래 훈은 외박을하고 그여자를 병원에 데려가서 아빠라고 하면서 탯줄을 잘라주고 '수고했어' 라고 말했겠지...
내가 집에서 훈을 기다리는 동안...
그들은 행복하게 웃으며 아이를 안고 있었겠지...
나에게 거짓말을 한 사람들...
나쁜 사람들...
가슴이 답답하다... 그날... 내가 그들을 데리고 직접 병원에 가지 않은것이 잘못이었다...
훈이 아무일도 없듯이 집으로 들어왔다.
나는 또 말을 못한다... 나는 벙어리인가 보다...
그래... 며칠만... 남동생이 결혼할 때 까지만 참아보자...
그는 내가 아무말을 하지 않는 것...
내가 묵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하루가 멀다하고 외박이 계속 되었다...
그리고 ...
직장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라는 말에 주민센터에가서 가족관계 증명서를 신청해서 보았더니...
어이가 없다...
훈 그리고 나...그리고 혼외자 '욱'...
혼외자...
'욱'...
혼외자...
'욱'...
아기가 우리의 가족관계증명서에 들어와있다...
나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그와 그녀와 그들의 아이가...
나의 인생을 그렇게 헤집어 놓고 찢어놓고... 아무렇지 않은듯... 그렇게...
잉크가 채 마르지도 않은 채 들어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