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조 양 희 조회 : 4,383

비열한 인간

노인네는 기어코 일꾼과 용달차를 불러 짐을 실어나른다.

 

아는척을 해야하는지..아님 모른척해야하는지...

 

망설이다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한번만이라도 만류를 권유하는게 내 도리리라...

 

"어머님! 좀 진정하시고 제 말좀 들어보세요."

 

"됐다. 필요없다 너 나 나가기를 바라고 이러는것 아니였니? "

 

"역정만 내시지말구요. 한번 만이라도 저를 이해해주세요. 아이랑 좀 잘지내면 저도 맘편히

 

나가서 일할수 있고...죄송해요. 제가 다 모자라서 이런일이 생겼네요."

 

그러면서 실려나가는 짐을 막아서며 어머님을 만류해보았다.

 

그러고나가는 어머님이 진심으로 짠해 보였기에....

 

남편말처럼 고집을 꺽지 않으셨고 오히려 더 강력해지셨다.

 

남편도 일어나서 한마디를 했다.

 

"엄마 ! 이길로 나가시면 진짜로 우리모자인연 끊을겁니다.그리고 제사도 더이상은 지내지 않을겁니다.

 

산 부모도 못모시는 제가 무슨 염치로 죽은 조상님들 제사를 모십니까? 다시한번 생각하세요."

 

"흥 ! 맘대로 해라. 이불효막심한놈아 ! 니 년놈들 잘먹고 잘살아라~"

 

"엄마 ! 말씀 그렇게 하시지 말구요. 진짜로 나가실겁니까?"

 

"그래! 이놈아 ! 내가 나쁜에미니까 나없이 니네 한번 잘살아봐라~"

 

"예.알겠습니다. 가세요.저는 이사람하고 살날이 더 많으니 엄마가 이해하세요."

 

그러면서 남편도 안방으로 건너가더니 방문을 쾅 닫아버린다.어머님도 짐과 함께 나가셨다.

 

중간에서 잘한것인지...이러지도 저러지도....

 

아니다.냉정히 말하면 속으로는 잘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걸레를 빨아서 노인네가 나간 방을 몇번이고 훔쳐내며 흔적을 지우려 노력했다.

 

남편은 속마음은 어떤지 모르지만 아무일 없는듯 태연하게 나와 아이를 대했다.

 

그렇게 우리 세사람만의 시간이 왔고 아이도 다시금 밝은 인상을 찾았다.

 

그래...내가 나쁜여자가 될지라도 아이만 밝게 자라줄수 있다면....

 

아이는 염려이상으로 혼자서도 잘지냈으며 오히려 TV시청시간이나 컴퓨터하는 시간들을

 

스스로 조절하며 아침에도 깨우지 않아도 본인 스스로 일어나서 학교갈 준비를 했다.

 

시누이가 좀 쓴소리를 하긴 했지만 오히려 내게 더 위로를 했다.

 

그렇게 노인네는 자식들에게조차 인심을 잃고 있었다.

 

그럭저럭 나름 이런게 내가 바라던 이상생활이다라는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알차게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느닷없이 지민이 아빠에게서 연이어 전화가 온다.

 

내가 자기를 속여 사기이혼을 당했다며....

 

"야 ! 너 나말고 남자 있었지? 그래서 나를 속이고 사기쳤지? 너 잡히면 가만안둬"

 

"지민아빠! 술 취한것 같은데 맑은정신에 얘기좀 하죠?"

 

"나 정신 말짱하거든....뭔 얘기할게 있는데...니가 뭐 할말 있다고??"

 

"당신 진짜 염치조차 없는 사람이네요. 내게 왜 이렇게 당당한데?"

 

"야 !!! 내가 너한테 뭘 그리 잘못했는데...니새끼 데리고 있자면 데리고 있어줬고 이혼하자고 돈벌어

 

오겠다고 해서 이혼까지 해줬는데...내가 병신이지..."

 

"말 한번 잘하네..그래! 아무것도 없고 노름빚만 있으면서 거짓말을 했어도 내가 넘어가줬고.

 

올가미란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당신엄마한테 그만큼 당해줬고.시아주버님 용돈에 유산비까지 대줬고.

 

내새끼 데려온죄로 하룻저녁에 200만원 씩이나 술값으로 날렸어도 참았고.퇴직금 몽땅땡겨 로또 다

 

사도 넘어갔고.유흥비.사치비.낚시비로 빚이 억이나 되는데도 넘어갈려했어..근데 그빚 갚아준다고

 

가짜 이혼 하자니까 못이기는척해???? 너같으면 그런사람이랑 살고싶어??"

 

"야!! 우리 부장형님.니도 알지? 그 형님은 나보다 더 엉망이라도 다 참고 살더라.그 형수는 그럼

 

사람이 아니라서 참고 사냐? 니는 뭐가 그리 대단해서.."

 

"말한번 잘한다. 그러니까 그런 여자 만나서 다시한번 살아봐라"

 

"내가 니를 때리기를 했냐? 바람을 피웠냐? 술먹고 행패를 부렸냐?"

 

"....할말이 없다..술먹었으면 잠이나 자지?"

 

"그래.니는 딴놈이랑 살더라도 내새끼는 내가 데려올께. 내새끼나 주라"

 

매번 이런씩으로 술만 한잔 먹으면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면서 온갖 공갈 협박을 했다.

 

그리곤 마지막에 아이를 데려가겠다며 내 속을 긁어댔다.

 

어느날 남편이 내게 말했다.

 

"지민이 아빠가 나서면 내가 당신을 법적으로 보호할 수 없는게 걸리네.나는 호적같은것은 별로 중요히

 

생각않는 사람인데...당신을 보호해줄 명분이 없네..."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아직 남편이랑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 며칠을 곰곰히 생각했다.

 

지민 아빠를 생각하면 위험한 사람이였다.

 

자해를 서슴치않고 해대는 사람이기에 그를 나는 많이 두려워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협박 전화는 거의 삼일을 넘기지 않았다. 낮에 전화를 하면 아예 받지를 않았고,이제는 그냥 친정

 

부모님들에게도 전화를 해대어 내 행방을 알려고 협박을 한단다.

 

아이의 전학기록만 알아내면 내행방 찾는것은 시간 문제일텐데...그냥 전화로만 몹쓸 말들만 해댄다.

 

나는 결단을 내려야했다.

 

그래서 혹시나해서 나의 과거가 모든게 들통날까봐서 혼자서 혼인신고를 했다.

 

그리곤 깜짝 쇼를 해주는것 같이 연극을 했다.

 

시간이 점점 흘러갈수록 삼혼이란 소리는 더더욱 하기가 어려워진다.

 

지민아빠의 횡포가 나날이 그 정도를 넘어서고 있기에...궁리를 할수밖에 없었다.

 

지민 아빠는 내가 두아이들 뺏긴것을 얼마나 애통해하고 그래서 지민이 만큼은 죽어도 내가

 

키울것이라는것을 너무도 잘알기에 항상 마지막엔 지민이를 데려가겠다는 말로 나를 누른다.

 

어느날은...

 

"애비가 멀쩡히 살아있는데 내새끼가 남의 남자 그늘에 있는것도 싫고,그놈이 어떤 놈일지도 모르고

 

요즘같은 세상에 내새끼한테 무슨짓할지도 모르겠고..아만 주라 그라믄 내 연락 않한다."

 

"그런 사람 아니예요.인품있는 사람이고 지민이도 잘따르고 있어요."

 

"흥! 웃기는 소리하네.니는 니새끼들 데려다 살믄 되잖아.그러니 내새끼는 주라"

 

"애가 무슨 물건이예요? 당신 지금 빚때문이라도 지민이 제대로 키울수 없잖아요? 옳은 방이라도 한칸

 

있어요? 애 당장 데려다가 어떡할건데?"

 

"그건 니가 걱정 않해도되고...그라고 그사람도 니가 세번 결혼한것 알고 있나? 참 대단하지.."

 

"비아냥거리지마라. 굳이 내가 몇번째라고 얘기할것 뭐있나?그래도 당신보다는 낳아요."

 

"오호 그래~말않했나보네.하긴 니도 낯짝이 있을낀데...내를 살살 꼬드겨 위장이혼한것도 모르겠네.."

 

"지민이 아빠로서 제발 마지막이라도 좀 멋있어질수는 없어요? 제발!!!"

 

"흥! 그라믄 니가 지민이 않보내주면 내가 그사람 만나지뭐~ 내가 다 말할께.."

 

더이상은 그사람에대한 미련도 후회도 원망조차도 없었다.

 

내발등을 짓이기고 싶었다. 어쩜 저런 비열한 인간인줄도 모르고.....

 

"그래요. 그라믄 집주소 문자 찍어 보내줘요. 아이옷이랑 짐은 택배로 다 보내줄께.그리고 근처 학교

 

이름도 보내줘~ 낼당장 전학수속 밟을께.아이는 어떻게 데려갈래? 버스태워보낼까? 내가 직접 데려다

 

줄까? 데리러 올래? 어떤게 좋겠어요?"

 

".........내가 데려갈께. 주소랑 학교이름 알아서 문자 보내줄께.결심했나보네.진작 그러지"

 

"응 이제 지민이도  보내고 당신이랑은 꿈에서조차 안보고싶네.죽을때까지...."

 

"나도 니 안본다.그라고 지민이 볼 생각도 하지마라.지민이 한테는 엄마는 이세상에 없다할끼다."

 

"그렇게해요.나도 당신이랑 지긋지긋하다."

 

서로 몇마디 더 언성이 높아지다 전화는 끊겼다. 진심은 아니였다. 그런데 상대가 야비하게 나오자

 

나도 홧김에 모든걸 다 내려놓고 싶었다. 정신을 차리자 당황스러웠다.

 

지민이조차 보내고 나는 살수가 없다. 그런 내 마음을 잘 아는 인간이기에 더욱더 화가 났고..

 

그날이후...그의 마음을 돌이켜 보고자 전화를 여러번 했는데 받지를 않는다.

 

반복이 되자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혹시나해서 내마음은 속인채 지속적으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봤다. 집주소 빨리 문자 보내라고....

 

그런데 답장도 없었다. 벌써 여러달을 전화한통조차도 없다.

 

나쁜사람.. 진심으로 아이를 데려갈 의사도 없으면서 그냥 내 속 뒤집으려고 내게 그동안 그런 소리들을

 

했나보았다. 나는 그동안 어떻게 그런 3류 인간이랑 부부의 연을 맺고 자식까지 낳았는지...

 

내자신이 한심스러웠고 원망스럽다.

 

아마도 배운게 없고 세상보는 눈이 맑지 못해서 그냥 마음끌리는데로 행동했는것같다.

 

지금 선택한 내 인생은 마지막이여야한다. 제발!!!!